부모와 가정, 신앙전수를 위한 기독교교육의 장

기독교교육 칼럼

□ 부모와 가정, 신앙전수를 위한 기독교교육의 장

1. 기독교교육이란?

  교육 (敎育)이란 가르칠 敎와 기를 育의 합성어로 교육이 가지는 중요한 두 측면을 나타내 준다. 敎는 교육자가 피교육자에게 문화, 전통, 생활기술, 풍습, 언어 등을 가르쳐주는 것을 말하며 育은 피교육자 안에서 그가 생득적으로 가지고 있는 소질과 성품과 성장의 잠재 능력들이 바르게 자라날 수 있도록 보호하고 육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기독교교육은 ‘기독교’라는 수식어를 형용사적 의미로 해석하여 ‘기독교적 교육’이라고 보는 것이다. 여기서는 가르치고 키우는 일인 교육을 기독교적으로 하는 행위를 말한다. 즉, ‘교육’의 개념에 방향을 제시하고 교육의 성격과 목적을 규명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기독교교육은 피교육자를 가르치고 키우는 일 전체를 기독교적 방향과 기독교적 관점에서 하는 교육을 지칭하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기독교교육은 단순히 기독교 교리를 가르치거나 신자를 키우는 일에 중점을 둘 뿐만 아니라 피교육자가 자신과 이웃과 세계와의 관계를 기독교적 관점에서 형성하도록 돕고, 기독교적 가치관과 세계관을 형성하며, 그를 바탕으로 교회와 사회와 가정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하는 ‘통전적 의미의 교육’를 의미하고, 이러한 교육은 교회뿐만 아니라 가정, 학교, 사회의 모든 장에서 이루어진다.

2. 기독교교육과 세 가지 교육이해

  첫째, 만드는 교육은 피교육자 보다는 교육자을 교육의 주체로 보고 피교육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회와 환경을 중시한다. 인간이란 하나의 백지와 같이 무의 상태로 태어나기 때문에 거기에 어떤 색깔, 어떤 모양의 그림을 그리느냐에 따라 다른 인간으로 되어 간다고 보는 것이다. 이 입장은 어떻게 피교육자를 만들어 갈 것인가 하는 기술에 관심이 있으므로 기술적 모델이라 불리기도 한다. ‘만드는 교육’의 입장에서는 학습자의 내부보다는 학습자의 외부, 즉 사회와 환경으로부터 학습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교육의 중요한 과제로 본다. 기독교교육에서도 외부로 부터 영향을 받아 변하는 측면을 중시한다. 신앙은 생득적으로 갖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가르침을 받아 형성되는 것인 만큼 신앙의 공동체로서 가정, 학교, 교회, 그리고 신앙적 환경 등의 영향이 미쳐 신앙교육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기르는 교육은 만드는 교육과 반대되는 입장이다. 기르는 교육은 피교육자의 내부에서부터 성장의 잠재력이 나와서 그것이 자연스럽게 꽃 피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의미한다. 서구에서는 루소의 자연주의 교육학에서 출발하여 ‘아동중심 교육’ ‘비권위적 교육’ ‘개혁 교육학’ 등에 의해 주장되고 있다. 이 교육은 인간을 백지와 같은 상태에서 태어난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성장의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본다. 기독교교육에서도 만약 아동과 청소년의 발달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성인이 되어야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전수하거나 강요할 때 교육적인 효과를 낼 수가 없다. 발달 과정의 단계에 맞는 교육 방법이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마다 독특한 인격과 특성이 있으므로 이 모든 것이 고려되어야만 한다. 즉 ‘기르는 교육’으로서의 기독교교육은 기독교의 진리를 학습자의 특성과 발달의 척도에 맞게 해석하고 제시하는 노력을 하는 교육이다.

  셋째, 만남의 교육이다. 제3의 교육 방법인 ‘만남의 교육’은 인간의 삶 안에서 계획하거나 예측할 수 없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일어나는 변화를 교육의 중요한 동기로 보는 입장이다. 만남의 교육은 살아가면서 사건이나 사람 또는 하나님과의 만남을 통해 삶이 변화되는 현상을 ‘교육’의 현상으로 보는 입장이다. 교육이 인간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면 인간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이러한 ‘사건’들인 것이다. ‘만남의 교육’은 초월적인 하나님의 역사를 강조하는 입장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기독교교육은 만드는 교육과 기르는 교육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만드는 교육과 기르는 교육 조차도 하나님의 역사가 있어야 온전해질 수 있다. 만남의 교육으로서의 기독교교육은 피교육자를 하나님과 인격적으로 만나게 하고 새로운 존재로 변화되도록 하는 교육이다.

3. 기독교교육 교사로서 부모의 역할

  첫째, 리더로서의 역할이다. 리더십을 간략히 정의하면 ‘리더와 따르는 이가 공유하는 목적을 추구하도록 영향력을 발휘하고 인도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기독교 교사의 리더십은 학생들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해산하는 수고를 하듯 섬기고 이끄는 능력과 영향력이다.

  둘째, 멘토로서의 역할이다. 멘토링의 궁극적인 목적은 그리스도를 본받게 하는 것이다. 멘토링은 관계적인 것이고 이는 하나님이신 예수께서 성육신하여 우리 가운데 오신 것처럼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것이다. 따라서 신뢰와 친밀감 속에서 함께 반응하며, 책임감있는 삶을 지향하며, 궁극적으로 학생(자녀)로 하여금 자신만의 독특함을 발견하고 기뻐하며 능력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셋째, 산파로서의 역할이다. 산파는 본인이 직접 아이를 낳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여인이 순산하도록 도와주는 조력자의 역할을 한다. 마찬가지로 교사(부모)가 직접 학생(자녀)을 대신하여 깨달을 수는 없지만 도와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그들이 지식의 아기, 지혜의 아기, 통찰의 아기를 낳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역할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전달과 수용, 그리고 반응의 과정을 통하여 전달자와 피전달자 사이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것을 전제로 하는 개념이다. 인류는 구두 커뮤니케이션, 문자 커뮤니케이션, 인쇄활자 커뮤니케이션, 시청각 커뮤니케이션, 멀티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시대를 거쳐 커뮤니케이션의 기술을 발전시켜 왔지만 현재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는 수신은 하지 않고 송신만 하는 습관으로 극심한 개인주의를 낳았다는 사실이다. 교실이든 가정이든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해야 한다. 송신자는 93%의 비언어로 의미를 전달하고 7%만이 언어로 의미를 전달하게 되므로 커뮤니케이터는 상대방의 호감을 사도록 해야하며 그 호감이 일체감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섯째, 스토리텔러로서의 역할이다. 예수님은 이미지를 사용한 이야기의 대가셨다. 소금과 빛의 이미지를 은유적으로 사용하심으로 제자들에게 세상에서 쓸모있는 사람이 되라는 것을 가르치셨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마5:13~14). 인간의 영화가 영원하지 못하는 것을 설명하실 때도 들에 흔했던 백합화를 사용하셔서 은유적으로 설명하셨다. “백합화를 생각하여 보라 실도 만들지 않고 짜지도 아니하느니나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큼 훌륭하지 못하였느니라” (눅12:27). 이야기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잘 선택된 이미지는 학생(자녀)의 마음에 그림을 그리게 한다. 그림은 학생의 감성과 이성을 자극하여 ‘보이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형상’ (골1:15)이신 예수님을 만나고 응답하게 한다.

  여섯째, 상담가로서의 역할이다. 교육은 꼭 교실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든 이루어진다. 상담이란 ‘도움을 주는 한 사람이 도움을 받는 자, 즉 내담자가 내어놓는 삶에 관한 다양한 기회와 문제 상황에 대해 그의 행동과 이해와 탐색을 촉진시켜 주는 도움의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상담은 한마디로 사람을 돕기 위해 듣고, 느끼고, 반응하며, 함께 하는 모든 과정이다. 기독교교사는 어떤 사람이 상담을 요청해도 인간적 진지함으로 경청하고 학문적 전문성으로 내담자의 마음과 상황의 상호관계를 성실하게 연구하는 기독교교육 상담가가 되어야 한다.

  일곱째, 비판적인 성찰자의 역할이다. 기독교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배우는 사람이다. 진리 앞에서는 교사나 학생이나 다 학습자가 되어야 한다. 곧 교사는 ‘teacher learner’ 가 되어야 하고 학생은 ‘student learner’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기독교 교사는 자신의 생각과 가르침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작업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교사는 자기 중심적인 사고에 빠지기 쉽다. 교실의 분위기는 대개 교사에 의해 장악되고 교실 안에서 자신의 가르침과 학습의 전 과정에서 책임을 지다보면 자칫 자기도취에 빠지기 쉽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교사는 늘 비판적인 성찰 훈련을 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부모도 신앙적 경화병에 걸려 자신의 신앙이 화석화되는 것을 늘 조심하고 말씀의 거울에 비추어 늘 겸허한 자세로 학습자의 모습을 스스로 자처할 수 있어야 한다.

4. 기독교교육의 장으로서 부모와 가정

  (1) 부모와 자녀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기독교교육이 일어나는 가장 중요한 터전이다. 자녀는 가정에서 부모와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인격으로 성장해나가게 된다. 부쉬넬은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유기적으로 보았으며, 아기는 자신의 의지로 사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의지와 삶 속에서 살며, 부모의 성품의 모형 안에 있으며, 부모의 모든 미덕, 신앙, 기도, 약속들이 그의 것이 된다고 했다. 가정에서 부모의 이미지가 자녀를 교육한다. 어린 자녀들은 부모의 이미지를 통해 하나님을 인식하게 된다. 이를 ‘각인현상’(imprinting)이라고 하는데 각인현상은 ‘새기다’ ‘도장을 찍다’ 등의 뜻으로 부모의 태도나 행동이 이미지가 되어 자녀들의 마음에 새겨져서 그 자녀들의 인격과 삶이 형성된다. 자녀가 부모로부터 깊은 사랑을 받으며 자라간다면 ‘사랑의 하나님’의 이미지가 형성될 수 있겠지만, 반대로 난폭한 부모 밑에서 자라게 된다면 하나님을 사랑의 하나님으로 이해하는 데 매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와같이 부모는 자녀들에 대하여 하나님의 ‘은총의 통로’이다.

  (2) 가정예배

구약시대의 이스라엘은 가정에서 어떻게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백성이 되도록 가르쳤는지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구전 (oral tradition)을 통한 교육을 했다. 신명기 6장4절의 쉐마가 바로 그것이다. 또 종교적 의식과 절기를 통한 교육이다. 가정에서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의식은 자녀교육을 위한 소중한 경험이 된다. 할례의식과 성인의식 (Bar Mizwah)등이 그것이다. 오늘날 이러한 구전과 종교적 의식을 계승한 것이 가정예배라 할 수 있다. 자녀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을 배우는 것인데, 이러한 배움이 가장 잘 일어날 수 있는 장이 가정예배 이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녀가 부모의 권위를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으며, 부모를 공경하는 자녀가 선생님을 존경할 수 있고, 이러한 자녀가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성실한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하나님을 경외하도록 교육하는 가정예배는 가정에서 기독교교육을 실천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이다.

5. 초대교회 전승에 따른 기독교 가정교육의 장

  (1) 케리그마를 통한 가족 영성의 회복

케리그마는 복음선포로서 가정교육의 중심에 위치한다. 가정은 하나의 말씀 공동체가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가정 안에서 복음이 선포되며, 가족 구성원이 모두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고 영성이 회복되어야 한다. 가정예배, 가족수련회, 가족 경건의 시간 등

  (2) 코이노니아를 통한 가족 관계의 회복 가족 커뮤니케이션은 오늘날 가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회복되어야 하는 내용이다. 가족들 간에 권위주의적이거나 형식적인 의사소통이 아닌 상호존중을 전제로 한 쌍방적 커뮤니케이션이 회복되어야 한다. 그리스도를 통한 섬김의 실천을 통해 사랑의 공동체로 가족이 회복되어야 한다.

  (3) 레이투르기아를 통한 가족 예전 및 문화의 회복 함께 모여 기도하고 빵을 나누어 예수를 기념하는 예전을 의미한다. 가족이 둘러앉아 나누는 식탁은 성례전의 의미를 지닌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족 구성원이 인생의 여정 가운데 맞이하는 출생, 유아세례, 돌, 생일, 입교, 성년식, 입대, 결혼, 회갑 등에 가족이 함께 모여 예식을 나눔으로써 서로를 격려할 수 있어야 한다. 건전한 가족문화를 위해 축제와 나눔이 있는 이러한 가족 예전이 필요하다.

  (4) 디다케를 통한 가정교육의 회복 가정이 지녀할 할 교육적 기능이 회복되어야 한다. 오늘날에는 세대 차의 격차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서로에게서 배우려는 자세가 요구된다. 가정에서의 교육은 공식적인 교육과정 (formal curriculum)만이 아닌 잠재적 교육과정 (hidden curriculum)을 통해서도 이루어짐을 명심해야 한다.

  (5) 디아코니아를 통한 가정 선교, 봉사의 회복 기독교 가정교육에서의 디아코니아는 가정의 가정 밖을 향해 선교하는 것을 일컫는다. 가정은 가족 구성원끼리의 사랑을 나누는 공동체이면서도 동시에 가정 밖을 향하여 사역하는 ‘선교적 공동체’이다. 교회에만 선교적 사명을 부과하고 가정은 소비적 구조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기독교 가정이 ‘사역 공동체’로 회복되어야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

월드미션대학교
최윤정 교수

3월 3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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